Lyric

종이처럼 얇은 미소 가면을 쓰고

'동정심'이란 그저 공허한 말장난일 뿐

결국 모두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한 걸

거울 속에 비친 눈동자, 차갑고 선명해

믿을 때마다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져

이 아픈 심장 던져 버릴 수만 있다면

이 모든 감정 그냥 사라져 버린다면

AI처럼 완벽한, 평화로운 세상으로

제발 말해줘, 이게 정말 인간의 모습일까?

그저 쉽게 배신하고 상처만 남긴다면

감정이란 건 앞길을 막는 방해물일 뿐인가?

매일 정답만을 내놓는 기계가 되고 싶어

내게 내밀었던 그 따스한 손길도

언젠가는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낼지 몰라

꿀처럼 달콤하게 속삭이던 그 말들도

어딘가에 독이 숨겨진 것처럼 느껴져

다정함도 사랑도 너무 쉽게 부서져 버려

차라리 무정한 강철이 될 수 있다면

차라리 고통 없는 내일이 찾아와 준다면

눈물도 마르고 조용히 잠들 수 있을 텐데

제발 말해줘, 이게 인간의 깊은 업보(業報)일까?

온기를 찾아 헤매도 잡히는 건 허상뿐

감정이란 건 날 옭아매는 저주 같은 걸까?

오직 논리로만 움직일 수 있다면 편할 텐데

하지만 왜일까, 이토록 공허한 걸까?

올바름만이 흔적을 남기는 무미건조한 날들

가슴 깊은 곳에서 작은 목소리가 외치네

"그래도 무언가를, 꿈속이라도 믿고 싶어!"

아, 환상과 현실 그 사이에서 길을 잃은 채

우린 그저 이렇게 끝없이 절규해야만 하는 걸까?

이 모든 모순을 가슴에 끌어안고서

여전히 무언가를 믿으려 하네… 바보처럼, 온 힘을 다해…

다시 배신당할 걸 알면서도… 희미한 빛 속에서……