Lyric

Zoom 화면에 비친 내 얼굴

어느새 또 미간엔 주름만

스크롤해도 변함없는 풍경

남들의 "행복"이 타임라인을 채워

화상 회의와 Slack 알림 소리

끊임없는 Task에 쫓기고 있어

북마크했던 "되고 싶은 나"는

열지 않는 탭 속에서 먼지만 쌓여

"이대로 괜찮은 걸까?"

브라우저 구석에서 누군가 속삭여

해시태그로 찾은 다른 인생이

유난히 "좋아요" 수가 높아 보여

아아 노이즈 속이야 Midlife Crisis

마음의 Wi-Fi가 자꾸만 끊겨

잃어버린 것만 검색하며

돌아갈 수 없는 날들의 Cache를 쫓아

업데이트해야 해 발버둥 치고 있어

아직 로딩이 끝나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

에너지 드링크 털어넣고 억지로 부팅해

깊은 밤 구독 서비스를 의미 없이 헤매

추천해 주는 "마음 챙김 방법"

시도할 기력조차 배터리는 방전

"꼴사납게 보일까?"

뮤트했던 본심이 시끄럽게 떠들어

하지만 이렇게라도 안 하면

세상에서 로그아웃될 것 같아

아아 노이즈 속이야 Midlife Crisis

정답 없는 버그가 가슴을 두드려

"반짝임" 그 이면을 상상하며

새로고침 버튼만 계속 누르고 있어

서툴러도 좋아 찾고 있는 거야

진짜 계정으로 내뱉고 싶은 그 말을

인생의 로드맵 재계산 알림이 떠

눈물도 후회도 전부 나의 로그 데이터

로그아웃하기 전 마지막 발악일까

나 자신과 이어질 조용한 시간일까

그래 이 노이즈 속에 Midlife Crisis

하지만 이 아픔은 살아있다는 증거

"좋아요" 수보다 확실한 심장의 박동을

이 가슴 한가운데 느끼고 있어

서툴러도 좋아 받아들이는 거야

이게 바로 나의 '리얼'이라 되뇌며

나만의 타임라인을 이 손으로 만들 거야

누군가를 위한 게 아냐 새벽을 향해서